국대가 되려면 협회에 잘 보여야 한다 안세영 사태가 소환한 이 드라마

배우 김상경 때문에 본 드라마였어. 배우 김상경 때문에 본 드라마였어.

지난 2021년 방송한 드라마 ‘라켓소년단'(SBS)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을 모델로 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에스비에스 제공 지난 2021년 방송한 드라마 ‘라켓소년단'(SBS)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을 모델로 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에스비에스 제공

[김은현 클로즈업] “국대가 되려면 협회에 잘 보여달라”···’안세영 사태’가 소환한 이 드라마 [김은형 클로즈업] 안세영 모티브 2021년 드라마 ‘라켓소년단’ 스포츠계 폭력·위계 문화 등 현실 문제 의식을 담아 “국대(국가대표)가 되려면 실력만으로는 안 된다고 하더라. 협회 분들하고 감독님들한테 잘 보여줘야 된다고.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직전 방송한 드라마 ‘라켓소년단'(SBS) 7회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셔틀콕 천재로 불리며 전승을 이어가던 한세윤(이재인)이 갑작스러운 컨디션 난조로 경기에 지자 코치는 의아해하며 이유를 물었다. 엄격하게 요리 조절을 해온 세윤이지만 경기 직전 배드민턴협회 간부가 준 커피를 거절하지 못하고 들이켜 문제가 되고 만 것이다. 그렇지 않아요. 누가 그랬어?라고 반문하는 코치에게 세윤은 대답한다. 선생님(선생님)을 제외하고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만난 모든 어른입니다. 방송 당시에는 평범한 드라마의 극적 요소로 여겨졌는데 다시 보니 심상치 않다. 최근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 선수가 작심한 발언을 한 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반박이 이어지고, 협회의 과거 에피소드가 소환되면서 드라마에 꽉 차 있던 협회와 기성세대의 행보가 새삼 눈길을 끈다. 세윤은 중학교 때 배드민턴 최연소 국가대표가 된 안세영을 모델로 만든 캐릭터다. 안세연이 우승 세리머니에서 보여준 코믹한 댄스를 세윤이 우승 세리머니로 만들었고, 안세연이 인터뷰에서 남긴 우승 소감이 드라마에 인용됐다. 안세연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드라마를 준비할 때 직접 인터뷰를 했다고 밝혔다. ‘응답하라’ 시리즈 작가진 중 하나인 정보훈 작가는 안세연뿐만 아니라 특별 출연한 이용대 선수 등 전·현직 배드민턴 선수들과 관계자들을 만나 방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며 드라마 설정과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소년체전 우승을 위해 분투하는 땅끝마을의 10대들을 사랑스럽고 감동적으로 그려내면서도 스포츠계의 폭력과 위계문화, 패거리주의 등 현실적인 문제의식까지 풍부하게 담아낸 것이 호평을 받은 이유다. [김은현 클로즈업] “국대가 되려면 협회에 잘 보여달라”···’안세영 사태’가 소환한 이 드라마 [김은형 클로즈업] 안세영 모티브 2021년 드라마 ‘라켓소년단’ 스포츠계 폭력·위계 문화 등 현실 문제 의식을 담아 “국대(국가대표)가 되려면 실력만으로는 안 된다고 하더라. 협회 분들하고 감독님들한테 잘 보여줘야 된다고.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직전 방송한 드라마 ‘라켓소년단'(SBS) 7회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셔틀콕 천재로 불리며 전승을 이어가던 한세윤(이재인)이 갑작스러운 컨디션 난조로 경기에 지자 코치는 의아해하며 이유를 물었다. 엄격하게 요리 조절을 해온 세윤이지만 경기 직전 배드민턴협회 간부가 준 커피를 거절하지 못하고 들이켜 문제가 되고 만 것이다. 그렇지 않아요. 누가 그랬어?라고 반문하는 코치에게 세윤은 대답한다. 선생님(선생님)을 제외하고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만난 모든 어른입니다. 방송 당시에는 평범한 드라마의 극적 요소로 여겨졌는데 다시 보니 심상치 않다. 최근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 선수가 작심한 발언을 한 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반박이 이어지고, 협회의 과거 에피소드가 소환되면서 드라마에 꽉 차 있던 협회와 기성세대의 행보가 새삼 눈길을 끈다. 세윤은 중학교 때 배드민턴 최연소 국가대표가 된 안세영을 모델로 만든 캐릭터다. 안세연이 우승 세리머니에서 보여준 코믹한 댄스를 세윤이 우승 세리머니로 만들었고, 안세연이 인터뷰에서 남긴 우승 소감이 드라마에 인용됐다. 안세연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드라마를 준비할 때 직접 인터뷰를 했다고 밝혔다. ‘응답하라’ 시리즈 작가진 중 하나인 정보훈 작가는 안세연뿐만 아니라 특별 출연한 이용대 선수 등 전·현직 배드민턴 선수들과 관계자들을 만나 방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며 드라마 설정과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소년체전 우승을 위해 분투하는 땅끝마을의 10대들을 사랑스럽고 감동적으로 그려내면서도 스포츠계의 폭력과 위계문화, 패거리주의 등 현실적인 문제의식까지 풍부하게 담아낸 것이 호평을 받은 이유다.

2021년에 방영한 드라마 ‘라켓소년단’. 에스비에스 제공 2021년에 방영한 드라마 ‘라켓소년단’. 에스비에스 제공

‘라켓소년단’에는 에너지 넘치는 일곱 소년·소녀 주인공 못지않게 중요한 인물 두 명이 등장한다. 틈만 나면 휴대전화에 빠져 호시탐탐 말썽을 부리는 사춘기 아이들을 부축해 우산이 돼 준 감독과 코치다. 경기 출장 숙박에 특실이 아닌 일반실 예약을 하라고 잔소리하는 감독과 술을 마시고 늦잠을 잔다 경기에 지각한 코치는 평범, 아니 그 이하의 어른처럼 보인다. 카리스마 같은 건 찾아볼 수 없는 동네 아저씨 같은 사람들이 잘나가는 감독이나 협회 간부들과 또 하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다. 코치는 아이들과 함께 우승 세리머니를 궁리하고, 감독은 서울 출장을 가서 아이들이 건넨 리스트의 간식을 사려고 빵집 앞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선다. 오래 전 감독이 학생 선수들을 때려서 쫓겨났다는 소문이 돌 때 아이들만은 끝까지 자신들의 감독을 믿고 있다. “왜 그렇게 믿느냐”는 질문에 아이들은 입을 모은다. 감독님은 항상 우리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주시거든요. 개인운동이든 단체운동이든 한 팀이 하나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달려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일 것이다. 옛날에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권위만으로 신뢰를 지탱할 수 있었지만 드라마가 말하는 것처럼 일방적인 소통의 시대는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이미 끝나가고 있다. 16부작 드라마에서 아이들은 번번이 좌절하면서도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어른들과 원팀을 이뤄 각자의 꿈에 다가간다. 라켓소년단 같은 해피엔딩을 드라마가 아닌 현실 배드민턴에서도 보고 싶다. 사태 해결을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한배드민턴협회 임원들에게 이 드라마를 다시 볼 것을 권한다. 김은형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23:58출처 :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53011.html?s=09#cb ‘라켓소년단’에는 에너지 넘치는 일곱 소년·소녀 주인공 못지않게 중요한 인물 두 명이 등장한다. 틈만 나면 휴대전화에 빠져 호시탐탐 말썽을 부리는 사춘기 아이들을 부축해 우산이 돼 준 감독과 코치다. 경기 출장 숙박에 특실이 아닌 일반실 예약을 하라고 잔소리하는 감독과 술을 마시고 늦잠을 잔다 경기에 지각한 코치는 평범, 아니 그 이하의 어른처럼 보인다. 카리스마 같은 건 찾아볼 수 없는 동네 아저씨 같은 사람들이 잘나가는 감독이나 협회 간부들과 또 하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다. 코치는 아이들과 함께 우승 세리머니를 궁리하고, 감독은 서울 출장을 가서 아이들이 건넨 리스트의 간식을 사려고 빵집 앞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선다. 오래 전 감독이 학생 선수들을 때려서 쫓겨났다는 소문이 돌 때 아이들만은 끝까지 자신들의 감독을 믿고 있다. “왜 그렇게 믿느냐”는 질문에 아이들은 입을 모은다. 감독님은 항상 우리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주시거든요. 개인운동이든 단체운동이든 한 팀이 하나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달려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일 것이다. 옛날에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권위만으로 신뢰를 지탱할 수 있었지만 드라마가 말하는 것처럼 일방적인 소통의 시대는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이미 끝나가고 있다. 16부작 드라마에서 아이들은 번번이 좌절하면서도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어른들과 원팀을 이뤄 각자의 꿈에 다가간다. 라켓소년단 같은 해피엔딩을 드라마가 아닌 현실 배드민턴에서도 보고 싶다. 사태 해결을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한배드민턴협회 임원들에게 이 드라마를 다시 볼 것을 권한다. 김은형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23:58출처 :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53011.html?s=09#cb

‘라켓소년단’은 2021년 5월 31일부터 2021년 8월 9일까지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다. ‘라켓소년단’은 2021년 5월 31일부터 2021년 8월 9일까지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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